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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 특집] 피델리티가 만난 한중일 여성 - 일본편

2019.03.15




Q: 안녕하세요, 피델리티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히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을 하시는 지요?

A: 일본에 있는 글로벌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으로 주로 병원 고객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일본 제약업계에서 큰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지만, 업계 담당자들이 대부분 남성이어서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Q: 회사에 디렉터(이사)급 이상 직급에 여성이 많은가요? 직장 내 다양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일본 사무소는 비즈니스와 세일즈를 주로 담당하고, 제조는 중국에서 이루어지며, 관리는 아직까지 유럽에 상당히 집중되어 있습니다. 본사 같은 경우에는 직장 내 성비가 균등할지 모르겠으나, 일본 사무소는 이 업계가 상당히 남성 위주이기도 하지만, 여성이 20%에 불과하고 디렉터급 이상의 여성 관리자는 2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회사에서 여성으로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을 한 가지 말씀해주신다면?

A: 저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남자 동료들이 받는 것과 동일한 급여 및 상여를 절대 못 받는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이 업계가 일본에서는 대개 인맥에 의존하여 돌아간다는 데도 일부 기인합니다. 남자 직원들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병원 및 의사들과 관계를 구축할 때 더 유리합니다. 여성들은 남성이 유치해온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데 더 낫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사후 관리를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여기에는 개인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저는 결혼한지 얼마 안 됐고 아기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 자신이 100% 업무에 집중하고 남자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가 없는 구조인 거죠.

Q: 일과 양육 사이에 균형을 잡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요?

A: 균형이라는 게 아예 없습니다. 남편과 저 둘 다 일하고 있어서 아무도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거든요. 처음에 우리가 살았던 지역에는 유아원에 자리가 없었고, 미인가 시설들은 비용이 너무 비쌌습니다. 결국 도쿄 외곽의 다른 지역에 있는 유아원에 간신히 아이를 등록시키긴 하였는데, 아이를 유아원에 보내려면 온 가족이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출퇴근에 적어도 3시간이 소요됩니다. 제가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저녁 8시나 9시입니다. 그래서 유아원에서 딸을 데려올 수 있도록 육아 도우미를 고용하고 있습니다.




Q: 남편께서는 어떻게 지원해주나요?

A: 남편의 근무시간은 저보다도 훨씬 더 깁니다. 남편이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저는 이미 도우미를 보내고 설거지를 하고 아이를 목욕시키고 재운 다음입니다. 남편은 내가 얼마나 많은 가사노동을 했는지를 전혀 알 길이 없는 거죠. 내가 설명을 했더니 남편은 도우미의 월급을 더 주고 퇴근 시간을 늦춰서 설거지와 청소까지 맡기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족과 아이를 부양하려면 우리 둘 다 일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남편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가정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고 남편은 엄청난 업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요.

Q: 직장에 대해서 더 얘기하자면, 여성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본인의 경력 목표 또는 특정한 사회적 지위까지 상승하는 것이 쉬운가요?

A: 저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일본의 한 지방의대에서 화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의약품 세일즈를 하고 있습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이 업계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고 남성 위주입니다. 제가 영업을 선택한 이유는, 병원에서 일할 경우 헤쳐나가야 할 위계구조와 비교하면 덜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병원에서 일하려면 박사학위도 있어야 하구요. 그런데 영업직은 졸업 후 바로 시작할 수 있거든요. 물론 경력 전망은 병원에서 일하는 것만큼 대단하지는 않지만요.

Q: 본인이 일하는 회사는 직장 내 양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나요?

A: 그런 게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영업만 강조하는 환경입니다. 언젠가는 제가 임신 중에 상사가 출산 후 회사에 복귀할 거냐고 다짜고짜 묻더군요. 여직원들은 출산휴가를 다 쓰고 퇴사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저는 업무에 복귀할 거라고 분명히 대답했습니다. 그런 행동을 가리키는 ‘마타 하라(maternity harassment: 임신, 출산, 육아를 이유로 한 괴롭힘)’라는 용어까지 있더군요.




Q: 당신과 가족을 위해 정부가 어떤 일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A: 2016년 일본의 어느 엄마가 주간 보육시설이 부족한 데 대한 분노를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엄마는 자녀를 유아원에 넣을 수가 없어서 직장을 그만 둬야 했거든요. 그 일은 반향을 불러 일으켜서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정부는 만성적인 보육 시설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임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소규모 유아원의 정원을 늘리고 기업 사업장의 탁아 시설을 확장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또한 자녀를 양육하거나 임신 중인 여성의 재택근무를 장려한다든가 출산휴가 기간을 연장하는 등 해외 기업들의 관행을 일본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니면 디렉터급 이상의 직급에 여성 비율을 의무화하는 등 남녀 간 비율을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근본적인 양성 불평등을 해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타 하라’와 같은 직장 내 부조리를 확실히 처벌해야 합니다.




피델리티 리포트:

노동력 부족은 일본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노동력이 고령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정부 추산치에 따르면 현재 1억2,700만 명인 일본 인구가 2060년이면 8,600만 명*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동력 감소는 경제에 여러 가지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생산성이 하락하고 국가의 소득세 수입이 줄어들며 이미 여러 해에 걸쳐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서 인플레이션에 추가 하락 압력이 가해집니다.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비즈니스와 정치에서 밖으로 밀려나 있던 수백만 명의 기혼 및 중년 여성들의 직장 복귀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 프로그램에는 ‘위미노믹스(womenomics)’라는 별명도 붙었습니다.

단기적으로 노동 적령기 여성은 일본의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해소하는데 기여합니다. 사회에서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을 둘러싸고 깊이 뿌리내린 태도 때문에 부분적으로 기인하여, 오랜 세월 일터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습니다. 일각의 추산에 따르면, 양성 고용 격차를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경제 성장률을 13% 가까이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엄마들 앞에 놓인 구조적인 걸림돌입니다. 탁아시설은 제한적이고, 육아 도우미를 고용할 여유가 있는 가정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직장 내 채용 및 승진 모두에서 구조적인 차별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러니 일하는 여성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중 저소득 계약직 또는 시간제 노동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일자리도 경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개인의 경력을 개발하거나 일본의 양성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는 데는 거의 기여하지 못합니다.

일반적으로 인구구조의 변화는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지만, 항상 사전에 적절히 대비해야 합니다. 세계 최대의 고령화 대국인 일본이 노동력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유가 부분적으로 여기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하며, 절충이 필요합니다. 지구의 판상 표층이 움직이면 물리적 환경 자체가 변하듯이, 인구구조적 변화는 한 국가의 사회 및 경제적 환경을 바꿔놓습니다. 여성들이 ‘위미노믹스’에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는 정부, 기업, 개별 그룹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큰 의제입니다.



자료 출처:
http://politheor.net/japan-is-opening-its-door-to-migrants/
https://www.japantimes.co.jp/news/2018/10/04/business/moms-continue-face-hurdles-returning-work-abe-wavers-day-care-womens-empowerment-goals/#.W76mja0Um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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